작품설명
최경선 작품들은 특정한 시간대를 그리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새벽의 고유한 분위기를 감지하게 된다. 특히 <약속> (2016)이 그러한데 웅크리듯 누워 잠이 든 남자와 그 옆의 개가 있는 구도이다. 두 주체가 겪을 법한 다른 세계관을 색과 붓의 이동으로 구현한다. 두 그림을 동시에 바라보면 우리는 어둠과 빛을 동시에 느낀다. 꽃이 가진 화사한 생명력이 주는 '움틈'의 감각과 ‘정지’ 상태로 잠들어 있거나 어쩌면 영원히 쉬고 있는 생명체들의 찰나를 경험하게 된다. 파스텔톤으로 그려진 동그라미들이 폭죽과 같이 펑 터지는 장면은 재난의 감각으로 다가온다. 생명력을 품은 순간과 죽어있는 상태, 빛과 어둠이 회화적 '찰나'로서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를 최경선의 그림은 연구한다. 잠을 자거나 누워있는 일상적 풍경은 유한함 속에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시간을 어떻게 연장하고 유예시킬까 하는 원초적인 믿음과 연관된다.(중략) 최경선의그림은 수많은 사람들의 실제 삶의 풍경에서 출발한 그의 그리기는 리얼리즘적 그리기에 바탕으로 하면서도 인물이 위치한 공간 자체의 신비를 숙고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